[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는 문화·여가생활 전문기획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이원경 대표(37)가 2018년 12월에 설립했다.
이 대표는 “개선된 문화·여가 생활 디자인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하고 다양성을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고자 모인 다 연령 크리에이터 그룹”이라며 “5DT는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에 나오는 노래의 원제 ‘Space Oddity : 우주괴짜’라는 의미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는 국내 산림동, 황학동, 필동 등 서울 내 매력 있는 작은 동들의 가치 발굴에 참여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외 나오시마 섬까지 아티스트의 눈으로 해석한 지역의 로컬 스팟 이야기를 발굴한다. 현지인들의 생활양식을 브랜딩해 참여적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한 에듀투어 서비스를 통해 집단 감상 나눔의 기회와 시각예술 체험 워크숍을 제공한다.
“오늘날 현대인들이 목적에 맞게 경험 소비를 하고자 하는 추세에 따라 큰 물리적 이동 없이 자신이 속한 환경 안에서도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조율한 도보 투어 상품을 전문 가이드와 협업해 기획합니다. 또한 지역의 고유한 역사 자원 및 자연경관을 활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심 내 유휴 공간을 발굴해 커뮤니티를 조성합니다. 무엇보다 생애주기별 특성에 맞춰 창작 키트를 제공함으로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시선으로 일상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도록 유도해 팍팍한 삶에서 벗어나 풍요로움과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합니다.”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가 진행한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2019년 서울관광재단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을지로망스 투어에 활용된 ‘셔터아트 프로젝트’가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공공벽화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꿔 주목받은 콘텐츠로 당시 주중 저녁 혹은 주말 감상이 가능하게 했다”며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철의 골목을 배경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어반아트·그라피티 작가들의 작업을 볼 수 있도록 골목갤러리를 조성한 것이 특징이었다”고 말했다.
“산림동 철공소 골목 ‘창경궁로 5나 길’을 중심으로 한데 모여 있는 거리예술 작품들은 지역의 소상공인과 직장인, 주민, 도시 여행자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매개체로 도시의 관용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대화와 협업을 고무시킵니다. 현재까지 어도비 MAX, 현대카드 DIVE 등에 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힙지로 명소로 소개됐습니다. 젊은 도시를 대표하는 장소로 지목돼 삼성 휴대폰 글로벌 광고 촬영 스팟으로 활용되는 동시에 환경 개선의 효과와 도시의 이색적 풍경으로 많은 방문객의 포토존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는 기존의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단체를 대상으로 아동부터 시니어까지 아우르는 시각예술 콘텐츠 워크숍 및 미디어 리터러시 프로그램 진행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대학 졸업 이후 독립해서 서울 중구 을지로 내 거주하며 긴 시간 예술 활동을 취미로 삼으면서 숙박업과 디자인업을 해왔습니다. 그러다 2016년 디자인 예술 프로젝트 소속 팀과의 교류를 계기로 공동체를 위한 문화예술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이후 도시재생 관련 축제 기획과 아카이브를 도맡아 수행한 것을 계기로 지역 문화예술 융복합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특히 예술가가 해석한 도시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 작품 속에 담긴 철학 등을 방문객들에게 소개하고 작품의 본질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흥미와 보람을 느끼게 됐습니다. 이들의 작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는 에듀투어를 기획하게 되면서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 설립으로 이어졌습니다.”
창업 후 이 대표는 “물질을 소비하는 것보다 경험을 소비하는 것이 행복지수가 더 높다는 자료에 근거해 대량생산으로 만들어진 기념품을 유통하기보다는 스스로 느낀 바를 반영해 나만의 기념품을 만들 수 있는 창작키트를 제공해 왔다”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점점 닳고 수명이 줄어드는 물질 소비에 비해 경험 소비는 점점 더 소중한 추억으로 변하고 개인의 정체성 확립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대표는 “프로그램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만났을 때 서로를 기억하고 끊임없는 성장을 응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는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째 빈집을 재생한 창작 공간을 거점으로 세운 을지로 일대 도시재생 사업에 참여했던 작가와 독립여행 가이드 그리고 프로젝트별 협력 조합원들이 함께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 대표는 “구축해 온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스트리트 브랜딩과 함께 문화예술 예비창업자 매니지먼트 및 협업 팁을 제공하고 싶다”며 “서로의 예술적 감각, 성취를 소유의 개념이 아닌 서로 대여해 주고 차용해 쓰는 ‘공유예술’을 중심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문화관광유통협동조합 5DT는 아이템을 인정받아 광운대학교 캠퍼스타운 사업에 선정됐다. 광운대 캠퍼스타운 사업은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대학 인근 지역의 경제 활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캠퍼스타운 입주기업은 시설 임차비용, 공용 사무기기 무상 지원, 공과금을 비롯한 시설 운영비 일부 지원 등의 혜택을 지원받는다. 기업의 희망과 특성 등을 고려해 전용 사무공간 또는 코워킹 스페이스 등이 배정되며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설립일: 2018년 12월
주요 사업: 문화관광상품, 산업·공간 디자인, 매니지먼트
성과: 2022년 서울시 ‘동행·매력특별시 서울’ 글로벌 콘텐츠 우수상, 2022년 마포문화원 케이쇼츠 대상, 2022년 한국힙합문화협회 올해의 그라피티 특별상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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